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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오다 노부나가의 가독 상속과 '혼노지의 변고'

  • 보도 : 2023.12.08 08:00
  • 수정 : 2023.12.08 08:00

아무도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재산상속 계획 생전에 해 두는 것이 최선, 사후 어떻게 될 지는 운명에 맡길 수밖에…

조세일보
◆…오다 노부나가 초상화 [출처=나무위키]
16세기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인 오다 노부나가는 18세가 되던 해 부친(오다 노부히데)으로부터 가독(가장권을 행사하는 권한)을 물려받았다.

그는 독점적으로 물려받은 가독을 기반삼아 천하통일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었다.

그는 24명의 자녀 중 장자인 오다 노부타다에게 가독을 물려주려는 생각으로 일단의 군사를 맡겨 훈련을 시켰왔다.

오다 노부나가는 당시 중국에서 전해진 명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 자신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측근을 시켜 자신과 동일한 사주팔자를 가진 사람을 데려와 보도록 명령했다.

교토의 혼노지(本能寺)라는 절에 머무르고 있던 그는 불려 온 대장장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나와 사주팔자가 똑같은데 어찌 하찮은 대장장이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가?"

오다 노부나가는 자신이 천하를 통일해 나가고 있음을 은근히 내세우며 대장장이의 주눅든 모습을 즐기고 싶었다.

한데 이 대장장이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이렇게 말했다.

"현재 다이묘의 명성이야 전국에 자자하니 누구든지 부러워하지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제의 이야기인 것이고 내일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지요."

화가 머리끝가지 난 오다 노부나가가 칼을 빼 들고 대장장이를 죽이려 하자 측근들이 말렸다. 다이묘의 명성에 흠집이 된다며 참으라고 한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오수에 젖어 있던 오다 노부나가는 혼노지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깨어났다.

측근 중 가장 충신으로 불리던 아케치 미츠히데라는 장수가 1만3천명의 군사를 끌고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이다. 반란, 즉 혼노지의 변고(本能寺の変)가 발생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불과 100여명의 가신들과 그곳에 머물고 있어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운명을 예감하며 혼노지에 불을 질러 생을 마감한다. 인근에서 군사를 거느리고 훈련 중이던 장남 또한 몰려드는 반란군에 대항하다가 할복자살 했다.

대장장이가 말한 그대로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왜 아케치 미츠히데가 주군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다 노부나가의 성정이 거칠고 부하를 함부로 다루면서 원한을 품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았으나 이 또한 확인된 바는 없다.

천하통일의 과실을 아케치 미츠히데가 가로채려 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혼노지의 변고는 우리의 10. 26 사태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천하통일을 달성한 후 장자에게 가독을 상속하려던 오다 노부나가의 꿈은 혼노지의 변고와 함께 사라졌다. 권력과 부는 영원할 수 없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권력을 독점한 이도 거대한 부를 쌓아 올린 이도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몰락할 수 있다.

권력을 지키려고, 재산을 지키려고 아무리 철저히 대비한다 한들 운명을 피해 갈 수는 없으니 그것이 인생인지도 모를 일이다. 

법무법인 원
정찬우 고문

[약력]성균관대 법전원 법학박사,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롯데복지재단 감사
[저술]통일세 도입론/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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