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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군인에 바리케이드'…취임식 앞 겹겹이 봉쇄된 워싱턴

  • 보도 : 2021.01.15 07:39
  • 수정 : 2021.01.15 07:39

의회난동후 비상사태 선포하며 보안 '초비상'…접근제한에 이중삼중 검문
테러 우려에 노상주차 금지·지하철역도 폐쇄…백악관·의회에 집중 경비
주 방위군 2만명까지 투입…'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취임때 2배 수준

조세일보

◆…백악관 앞 도로 통제하고 검문하는 경찰
[연합뉴스]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이 봉쇄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엿새 앞둔 1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는 축하 분위기가 아니라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군 기지처럼 느껴졌다.

경광등을 켠 경찰차가 도로 곳곳을 지키고 있고, 소총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취임식 준비가 아니라 흡사 요새를 쌓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백악관 인근의 프레스센터 사무실로 가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버지니아주에서 루스벨트 다리를 건너 워싱턴DC로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던 검문 경찰이 보였다. 프레스센터에 가려면 이 길을 따라 백악관 앞 도로를 지나야 한다.

외신기자증을 확인한 경찰이 이곳을 통과시켜줬지만, 얼마 가지 않아 또 다른 검문 경찰을 만났다. 이번에는 기자증도 통하지 않았다. 백악관 직원이 아니면 이 길을 지날 수 없다며 차를 돌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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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가로막아 차량 통행 제한한 백악관 인근 도로
[연합뉴스]

워싱턴DC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날부터 백악관 인근 도로를 봉쇄했다는 말이 실감 났다. 한참을 우회해 프레스센터에 도착했지만 간선도로가 차단된 탓인지 차가 평소보다 훨씬 심하게 막혔다. 그나마 프레스센터 건물에서 주차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도로가 또다시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어 결국 주차는 포기했다.

이런 풍경은 바이든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보안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지만 올해는 예년과 매우 다르다는 설명이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동으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태 이후 보안과 경비가 훨씬 더 엄격해진 것이다.

특히 의회가 쑥대밭처럼 변할 정도로 시위대에 속수무책 뚫린 것은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초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 탓에 백악관과 의회 인근 시내 주요 도로는 원래 취임식 전날인 19일부터 봉쇄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13일부터 조기 봉쇄에 들어갔다.

백악관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시내 곳곳의 노상 주차장에도 16일부터 아예 주차가 금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5일부터는 워싱턴의 13개 지하철역이 폐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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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인근 노상주차장의 주차금지 안내문
[연합뉴스]

특히 취임식 당일 바이든 당선인의 동선인 의회와 백악관 인근은 말 그대로 철통같은 경비 태세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백악관으로 이동한다.

현재 정보당국에는 무장 시위대가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100만 군사 행진'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온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등 요인을 해하려는 정보가 있어 연방수사국(FBI)이 이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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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펜스 설치 중인 인부들
[연합뉴스]

위기감이 고조된 탓에 워싱턴에는 지난 6일 난동 사태 후 6천200명의 주 방위군이 파견된 데 이어 조만간 1만5천 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취임식 당일에는 2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1월 취임식 때보다 배로 늘어난 수준이라는 보도도 있다.

실제로 연방의회는 부지 전체가 3m가량 높이의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고, 이 펜스를 따라 소총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몇 m 간격으로 의회를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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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주변에 배치된 주 방위군
http://www.joseilbo.co.kr/images/2012_new/upload_btn.png[연합뉴스]

의사당 내에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고 한다. 외신 사진을 보면 하원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 때 군인들이 의사당 내 대리석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장면도 있다.

의회 외곽을 지키는 윌슨 병장은 "잠자리와 먹는 것이 불편하지만 의사당 바닥에서 자는 사람도 있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고 웃었다. 6일 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파견됐다는 윌슨은 "가끔 이런 불상사가 생길 수 있지만 이번에는 심했다"면서 "그래도 미국은 좋은 나라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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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담장 따라 늘어선 주 방위군
[연합뉴스]

의회 인근에 산다는 한 39세 여성은 "워싱턴에서 10년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면서 "취임식을 앞두고 폭력 사태가 발생해 매우 부끄럽고 가슴이 아팠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작년 3월 직장인 호텔에서 해고됐다는 이 여성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관광객이 줄어 그런지 쉽지 않다"며 "이번 일로 직장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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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으로 이어지는 도로 차단한 경찰
[연합뉴스]

백악관 주변도 경비가 삼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백악관으로 연결되는 인근 도로는 거의 2~3 블록 전부터 이중삼중의 바리케이드를 쳐서 접근 통로 자체를 차단하는가 하면, 삼엄한 검문 속에 겨우 1개 차선의 통행만 허용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백악관 건너편 일반인이 이용 가능한 대형 잔디밭인 내셔널 몰 역시 스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은 워싱턴을 찾는 이들의 관광 명소로서 주변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즐비해 평소 인파가 북적이는 곳이었다.

이 근처에서 검문하던 한 경찰은 내셔널 몰에서 공개 집회는 금지된 상태지만 개인 단위로 산책하거나 관광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침 시간인데다 삼엄한 경비 때문인지 이날은 공원 관계자, 공사 인부 외에는 인적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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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조차 찾기 힘든 백악관 앞 내셔널 몰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은 의회 난동 사태 외에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미 대폭 축소된 상태다.

과거 취임식은 취임선서가 이뤄지는 의사당에서 내셔널 몰까지 수십만의 인파가 참석하는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까지 직접 나서서 국민의 취임식 참석을 말렸고, 대신 내셔널몰에는 다양한 크기의 국기 19만1천50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미 언론은 취임식 당일에는 내셔널몰 자체도 폐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경찰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주 방위군 외에 워싱턴 경찰도 경비, 보안에 총동원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언제까지 이 봉쇄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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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홀 바닥에서 휴식 취하는 군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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