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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소송 등 해결되면…삼성그룹 새해 과제는

  • 보도 : 2013.12.29 10:40
  • 수정 : 2013.12.29 10:40

승계 정지작업 가능성에 무게…새 지주사 체제 윤곽도 관심

새해를 앞두고 지난 2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귀국하기 이전까지 그룹 주변에서는 몇 가지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둘러싸고 장남 이맹희 씨가 삼남 이 회장의 삼성생명·삼성전자 지분을 겨냥해 제기한 상속소송 항소심에서 이맹희 씨 측이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화해를 제안한 것이 첫 번째다.

이 회장 측은 "돈 문제가 아니라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며 화해 신청을 즉각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1심에서 이미 이 회장이 승소한 이번 소송의 폭발력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두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순환출자 금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함께 경제민주화 법안의 양대 축으로, 애초 기존 순환출자 해소까지 요구하던 야당이 한발 물러섬으로써 입법이 급진전됐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삼성그룹으로선 기준 순환출자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지난 13일 삼성생명은 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전기 등 비금융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 5.81%를 사들여 지분율을 34.4%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날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5.09% 취득했다.

지난 2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001300]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지주사 격인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옮겼다.

이 같은 일련의 사안은 각기 독립적으로 일어났지만 마치 '평행이론'처럼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3세 승계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 '3세 승계' 정지작업 속도 낼까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이맹희 씨 측의 화해 신청을 앞두고 "이제 그룹에는 지분 문제를 정리하는 일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에 따라 3세 승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던 상속소송이 사실상 일단락되는 분위기로 접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화해 조정이 성립되지 않고 2심과 대법원 상고심까지 가 결말을 볼 수도 있겠지만, 삼성생명 1대 주주인 이건희 회장과 2대 주주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율 순위를 뒤바꾸는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그 여파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신 새해부터 삼성그룹의 3세 승계를 위한 정지작업이 본격화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너 삼남매가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 일종의 '시드머니'나 지렛대 역할을 해 그룹 분할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상장인 삼성SDS 지분을 19.3% 갖고 있고,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8.7%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25.1%,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8.4% 보유한 것과 엇비슷하다.

비상장 특정회사 주식의 신탁이나 지분 스와프 등을 통해 삼남매의 지분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2004년 이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너의 의중이 중요하겠지만 향후 5년 안에 승계를 위한 지분율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그룹의 중심인 삼성전자 주가가 워낙 높은데다 지주사 체제 전환에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변화 양상이 매우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 '업종별 지주체제' 구축 관측도

그룹 내부에서는 삼성카드가 2011년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002380]에 매각하는 등 에버랜드 지분 비율을 5% 이하로 줄였기 때문에 이미 순환출자의 고리가 끊겼다고 해석한다.

삼성카드는 애초 삼성캐피탈이 갖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을 삼성캐피탈 흡수 합병에 따라 보유하게 됐는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규정에 따라 이를 처분한 것이다.

금산법에는 금융사가 계열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카드는 이를 어겨 과징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서 지분을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가 살아있다는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늘리고,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매집한 것을 놓고는 삼성생명의 중간 금융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이라는 해석과 함께 삼성그룹의 업종별 지주회사 체제 분할이라는 시나리오도 힘을 얻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를, 삼성물산이 건설부문을, 삼성에버랜드가 전자부문을 각각 지배하는 형태의 지주사 체제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카드와 삼성엔지니어링이 현재 업황이 어려운 업종이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기존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는 차원에서 지분 매입이 이뤄졌다는 평도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계열사 간 지분 매입은 통상적으로 주가가 내려간 회사를 대상으로 일어나지만,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설계자가 없이는 일이 진행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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