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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새 의전비서관에 "애정하라, 배우라, 잊으라, 고집부리라" 조언

  • 보도 : 2022.05.08 13:27
  • 수정 : 2022.05.08 13:27

"美'결단의 책상'과 같은 전통 만들고 싶었다...청와대 역사 단절되면서 어려워져"

"국가행사나 기념식, 추념식 등 준비하며 이 일이 '제사'와 같다고 생각"

"억울한 사연 있는 이들을 가까이 하시라. 그들을 웃게 할 수 있으면 그 행사는 성공적"

조세일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8일 새 정부의 의전비서관을 향해 "애정을 가지라"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배우라"는 조언을 남겼다. 또 "잊어버리라" "버티고 고집을 부리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 탁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임 의전비서관, 행사기획비서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하의 게시글을 올리며, "미국은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는 전통이 있다고 들었다. '결단의 책상'이라고 불리는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이임 대통령이 편지를 두고 떠나면 새 대통령은 그 편지를 읽는 것으로 집무를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우리도 그런 전통을 만들고 싶어 했다.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비서관들이 새로 그 자리를 맡는 사람들에게 편지 한통을 두고 가는, 그래서 그 편지에는 경험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두고 가는, 그런 전통"이라며 "그러나 청와대의 역사가 단절되면서 그렇게 하기 어려워져 몇 가지 얘기를 두고 떠나려 한다"며 글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첫 번째 충고로 "가까이 모시는 대통령부터, 멀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저 건너편의 사람들까지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졌던 '직'을 맡는 순간부터 '정치적 입장'보다 우선하게 되는 것이 '국가적 입장'"이라며 "나는 종종 국가행사나 기념식, 추념식 등을 준비하며 이 일이 '제사'와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이가 좋지 않고, 밉고, 싫어도 제사상 앞에서 가족은 억지로라도 서로를 참고 예를 다하려 한다. 또 그 자리에서 화해도, 이해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행사는 극단의 국민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여야도, 이해가 다른 각 부처도, 세대도, 성별도 상관없이 모인다"며 "적어도 모인 그 순간만큼은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싸우지 않도록 행사의 내용과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주제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의전·행사비서관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독립유공자, 참전용사, 민주화 유공자를 존경하시라. 그들이 당신에게 상상도 못했던 이야기를 전해 줄 것"이라며 "억울한 사연이 있다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시라. 그들을 웃게 할 수 있으면 그 행사는 성공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두 번째로 자신보다 젊고 어린 사람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선배들이나 나보다 윗세대에게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없다"며 "그분들에게 배울 것은 다른 것이다. 어린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은 의외의 소득도 있다. 함께 회의를 하고 기획을 하다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내가 무심했던 부분을 지적하고, 내가 갖지 못한 감성을 드러내는 일이 많았다. 그중에는 쓸모없는 것도 많았지만, 내 사고의 틀이 부서지는 경험을 하게 해준 일도 많았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예의없고, 삐딱한 사람과 함께 일하면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세 번째 조언으로 "잊어버리라"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치러내야 할 행사가 국내외를 합쳐 1800개가량 됐다"며 "첨예한 외교문제도 있고, 상징성이 극대화 되어 있는 행사도 있다. 종교적인 것도, 국민들의 갈등이 지극히 심한 것도, 이해관계가 완전히 엇갈리는 것도 있다. 실수가 없을 수 없고, 때론 실패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잊어버리라"라며 "당신은 내일 또 다른 일정과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의 의전·행사비서관은 쉴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는 일이 아니다. 그냥 계속 달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네 번째 조언으로 "버티라. 고집을 부리라"고 전했다.

그는 "국가기념식과 대통령 행사에 많은 사람의 요청과 민원이 없을 리 없다"며 "모든 요구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때로는 압력으로, 떄로는 인간적인 호소로 찾아온다. 그러면 애초의 기획·연출의도는 흔들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을 못 버티고 끝내 수용하게 되면, 그때 잠시는 고맙다는 말을 들을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게 된다"며 "버티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대통령을 위한 길이고, 국민을 위한 길이고, 나 자신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모두를 설득하고, 모두를 이해시키거나 감동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또한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탈출 버튼을 늘 옆에 두시라. 건투를 빈다"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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