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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과세 세미나]

"내년 과세는 시기상조… 인프라 구축 미흡"

  • 보도 : 2021.11.17 11:43
  • 수정 : 2021.11.17 11:43

한국조세정책학회, 가상자산과세 유예 논의

오문성 교수 "입법·행정체계 아직까지 미미한 상태"

이월결손금 적용하지 않는 제도상 허점 지적

정치권에서도 과세 유예 목소리… 정부는 "준비 마쳤다"

조세일보
◆…한국조세정책학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2층 사파이어홀에서 개최한 '2022년 가상자산과세, 이대로 문제없나?' 세미나에서 오문성 학회장이 발제하고 있다. (세미나 줌 영상 캡쳐.)

정부가 내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이른바 가상자산에서 벌어들인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학계와 정치권 등 곳곳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내년도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과세를 앞두고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명했다. 과세 타당성에 대한 입법과 행정적인 장치를 완벽히 마련한 이후에 적용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조세정책학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2층 사파이어홀에서 개최한 '2022년 가상자산과세, 이대로 문제없나?' 세미나에서 오 교수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현재까지의 과세 인프라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내년부터 거주자가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하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데, 연간 벌어들인 손익을 통산한 양도대가(시가)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을 뺀 비용이 과세표준이 되고 20%의 세율을 곱해 과세된다.

다만, 소득금액이 연간 250만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된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소득금액이 400만원인 경우 250만원을 제외한 150만원에 대해 20%의 세율을 적용해 30만원의 세금이 계산되는 방식이다.

연간 손익통산은 허용되지만, 이월 결손금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문제 등을 거론한 오 교수는 "입법형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무형자산을 전제로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다보니 양도차손으로 인한 이월결손금을 이월공제 해줄 수도 없는 문제가 있다"며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면서 차손에 대한 결손금의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비트코인의 자산성을 인정하는 한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을 신종금융자산으로 보는 GAAP(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이 새로 제정되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를 전제로 세법도 주식의 거래소득처럼 금융투자소득으로 본다면 과세방법도 주식과 같은 정도의 금액을 공제해주고, 이월결손금도 반영되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교수는 "사소한 문제는 과세를 시작하고 나서도 보완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과세를 도입한다면)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상자산분야에 대한 과세관련 입법의 합리성과 징수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를 추가로 보완하고 나서 과세를 시작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李" 가상자산 과세, 1년 늦춰야…" 洪" 과세 준비 마쳤다"
조세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2030 청년층'을 겨냥,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고 약속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학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는 하루아침에 준비해 온 정책이 아닌 만큼 과세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 사안이고 과세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는 지난해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2022년 1월 1일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적용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세 결정이 아니라 준비 여부다. 현장과 전문가의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조세의 기본은 신뢰"라며 "납세자인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납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조세저항과 현장의 혼란을 불러오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홍 부총리는 지난 1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에서 '코인거래 상당 부분을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는데 과세를 무리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무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작년에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법도 통과시켜 주고 다 합의가 된 걸 1년 뒤에 와서 정부 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어떻게 하나)"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여야가 합의해 법을 통과시켜서 유예하겠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찬성 입장은 아니고, 그대로 과세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한테 유예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철회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과세 시스템 구축 및 과세 가능성 여부'에 대해 홍 부총리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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