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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견 '종전선언'…"北 선결조건 요구, 청와대 제안과 달라"

  • 보도 : 2021.10.31 01:14
  • 수정 : 2021.10.31 01:57

한·미 외교당국 '종전선언' 논의...워싱턴, 北 선결조건 제시로 회의론 우세

백악관 NSC보좌관 "정확한 시기, 조건에 관해 다른 관점 갖고 있을 지도 몰라"

전문가 "北 핵무기 점진적 철폐 용의 없는 상황에선 '종전선언' 지지 않을 것"

靑 "한미 간 다소 시각차 있을 수 있지만 이견이라고 해석되는 것은 반대" 밝혀

조세일보
◆…한미 외교당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지만 워싱턴에서는 '양국 간 입장 차가 좁혀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 전했다. 30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사진=연합뉴스]
 
한·미 외교 당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지만 워싱턴에서는 '양국 간 입장차가 좁혀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 전했다.

북한이 무리한 선결 조건을 요구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미국의 호응을 얻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의 입구가 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해 미 역대 정부가 제시해온 한국전 종전 조건과 간극이 너무 크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절충점을 찾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변한 것이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을 실린다는 설명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순서, 시기, 조건' 문제를 제기한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을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점진적으로 철폐할 용의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선언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북한 쪽에서 비핵화에 대한 진지한 의지가 없다면 종전선언은 무의미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VOA는 한국 외교부가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를 강조하는 진단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브리핑을 열고 대응에 나섰다면서 "종전선언은 한미 간 각급에서 속도감 있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진지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한국 정부의 설명과 달리 종전선언에 대한 양국 간 차이는 이미 너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는 종전선언을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 또는 ‘비핵화의 입구’로 보는 대신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져야 할 법적·정치적 구속력이 상당한 합의로 간주한다는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선언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북한의 행동을 포함한 더 큰 조치의 일부라면 이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은 "미국은 단순히 북한 정권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현 상태에 변화를 주는 것을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 北, 종전선언 선결조건으로 연합훈련 중단, 광물 수출 허용 등 제시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된 시점에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광물 수출 허용 등을 한반도 종전선언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워싱턴 조야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VOA는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28일자 국정원 비공개 국정감사 후 기자들에게 "종전선언 논의를 하려면 만나야 하는데, 만남을 위한 선결 조건을 북한이 제시했다"며 "선결 조건에서 제재 해제를 요구했는데, 내용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광물 수출 및 석유 수입 허용 등"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이에 대해 "북한은 한국이 제공하고 싶어 하는 선물을 고려해보는 조건으로 중대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뻔뻔스러운 행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의 이런 행보는 일방적인 종전선언이 긴장을 완화해 비핵화를 끌어낼 것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본질적으로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심지어 종전선언에 대한 초기 대화에도 한미 준비태세를 약화할 (한국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종전선언 제안에서 거리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북한이 외교 재개를 통해 말과 행동으로 평화와 비핵화 경로를 명확하고 공개적으로 수용해야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선언과 같은 접근법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한국이 기울이는 외교적 노력의 일차적 추진력은 북한을 움직여 종전선언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조건과 동일선상에 놓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산타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를 관람하던 중 지난달 유엔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의 호소”를 또다시 언급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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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거듭 밝혔다.[사진=청와대]
 
그러면서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 매체는 문 대통령은 2018년과 2020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이미 종전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28일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백악관의 관점이 우리와 다소 다르다고 밝혀 한미간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다소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이견이라고 해석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미국측과) 심도 있게 협의를 진행 중에 있고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이견이 아니다?'라고 재차 질문하자 "처음부터 완벽하다면 무엇 때문에 양국이 협의를 하겠나. 그런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설리반 보좌관은 '핵심적 전략구상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일치한다'라고 붙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론적인 이야기고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하겠다'라고 하는 표현의 다른 표현이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 측과의 집중적인 논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하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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