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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파티 올가을 '끝'…영끌 빚투 2030 부채 관리 비상

  • 보도 : 2021.06.25 07:23
  • 수정 : 2021.06.25 07:23

빚더미 자영업자·중소기업도 위험 증대…연착륙 방안 필요

yunhap
◆…집값 버블·가계 부채 급증에 칼 뽑아든 이주열 한은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최악 수준인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은은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금리를 '질서 있게 정상화' 한다지만, 이는 유동성 잔치를 끝내겠다는 시그널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살아나려고 잔뜩 빚을 늘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영끌 빚투로 집· 주택·코인 투자에 올인했던 20·30세대에게는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일 수 있다.
 
◇자산 버블·가계부채 급증에 칼 뽑은 이주열
 
한은이 작년 5월 28일 금통위 이후 칼집에 넣어뒀던 '전가의 보도'를 마침내 꺼내 들 채비를 마쳤다.
 
이주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내'라는 시점을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기준 금리를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했다. 내년 3월 자신의 임기 종료 이전 2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베이비 스텝으로 두 차례 올리면 1%가 된다. 이 정도 금리 수준도 충분히 '완화적'인 만큼 긴축이라고 시장에서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총재에게는 통화정책의 첫째 목적인 물가안정보다 둘째 목적인 금융안정이 더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핵심은 가계부채와 주택·주식·코인 등 자산시장의 버블이다. 역사적 저금리를 발판으로 한 영끌 빚투가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되면서 금융 불균형은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 총재는 "최근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고 가계부채도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는데, 통화정책을 유의해서 조정할 필요성이 날로 커졌다"고 했다.
 
한은은 특히 집값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은 장기 추세와 소득 대비 비율(PIR) 등 주요 통계지표를 볼 때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금융 불균형이 축적된 상황에서 경제가 대내외 충격을 받으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물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저금리는 오히려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 앙등이라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시점이 됐다"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 정도인데 올해 성장률은 4%가 예상돼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서 "지금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놔야 미국 등이 금리를 올리는 시점에서 통화정책에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자영업자·중소기업·2030 부채 관리 비상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지난 1년여간 잔뜩 팽창한 경제 주체들의 부채 연착륙이 당면 과제가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은 1천765조원으로 작년 1분기 말(1천611조4천억원)보다 무려 9.5%(153조6천억원)나 불어났다.
 
이에 따라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71.5%로 1년 전보다 11.4%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년 전에 비해 0.4% 늘었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빚 부담만 무거워졌다.
 
특히 영끌 빚투로 대변되는 20·30세대의 부채는 심각하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작년 전국 가구당 평균 부채는 8천256만원이었다. 20대는 3천479만원, 30대는 1억82만원, 40대는 1억1천327만원, 50대는 9천915만원이었다. 자산이 축적된 40·50세대에 비해 사회 초년생인 2030의 부채는 과중하다.
 
지난 24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놓은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방안'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으로 가계대출을 새로 받은 신규차주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58.4%, 신규 대출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3%였다. 이 비중이 지난 2018년 각각 51.9%와 46.5%였던데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작년 말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가운데 2030의 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130조원으로 1년 전보다 16.1% 증가했다.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20대의 카드론 대출잔액은 8조원 수준으로 전년 말 대비 16.6% 늘었다. 금리 인상은 이들에게 직격탄이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538조4천억원으로 1년 전(466조4천억원)보다 15.4%(72조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55조원으로 1년 전(560조1천억원)과 비교해 16.9%(94조9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잔액이 195조2천억원에서 205조7천억원으로 5.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생존을 빚에 의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50.9%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 안된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외부 충격이 가해지거나 금리가 올라가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금리를 높일 때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성이 있지만,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나 폭을 조절하면 부실 위험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년층 등 취약계층은 대출금리를 좀 낮게 조정해 주는 방식 등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동현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급하게 올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실이 우려되는 취약 계층의 대출 만기를 좀 늘려주고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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