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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세 신고…중가산세 적용 안돼

  • 보도 : 2021.04.26 08:00
  • 수정 : 2021.04.26 08:00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사람이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것만으로는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세법은 납세자가 신고기한 내에 세금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적게 신고한 경우에는 세액의 10%~20%를 가산세로 부과한다. 그런데 만약 무신고나 과소신고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이루어졌다면  40%의 무거운 가산세가 부과된다.

대법원은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지자체에 의하여 수용되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한 사안에서,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것은 명의신탁에 통상 뒤따르는 부수행위일 뿐, 이를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볼 수 없다"라고 판결하였다.

세법은 납세자에게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으면 이중 삼중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먼저 과세당국이 과세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 난다. 기본적으로 과세당국은 과세할 수 있는 때로부터 5년 이내에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세할 수 있는 날은 주로 신고기한의 다음 날이다. 그런데 납세자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으면 이러한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 납세자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과세당국이 쉽게 과세근거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다음으로 가산세에 있어서도 납세자에게 더 무거운  부담을 지우고 있다. 통상 소득을 적게 신고하면 세액의 10~20%에 해당하는 가산세가 과세된다. 그러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으면 좀 더 무거운 4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마지막으로 조세범처벌법상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즉, 납세자로서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인정되면 막대한 가산세도 부담하고, 세금이 부과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나고, 자칫 잘못하면 조세범으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납세자의 지위는 크게 불안정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대법원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만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주식의 명의신탁행위 이외에 수탁자 명의의 종합소득세 원천징수와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양도소득세 신고 행위 등은 명의신탁행위에 부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

대법원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세법상 불이익을 가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마찬가지의 입장을 취했다. 명의신탁행위는 이미 이루어진 것이고, 이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가 신고된 것은 명의신탁행위에 부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법원은 실제로 명의신탁으로 인해 일부 세액이 탈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납세자로서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인정될 경우 조세포탈죄로 형사처벌될 위험까지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가산세 부과나 세금을 부과하는 기간의 연장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대상판결의 입장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두58896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이민규 변호사

[약력]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5회 변호사시험 [이메일] mglee@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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