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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주지 않은 소득금액변동통지 무효

  • 보도 : 2021.04.12 08:00
  • 수정 : 2021.04.12 08:00

조세포탈로 고발된 경우에는 실제로 과세되기 전에 세무조사 결과를 다툴 수 있는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매출을 누락하여 법인세 포탈로 고발되었다고 하더라도,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은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세무조사결과통지가 있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또는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결하였다.

과세전적부심사 제도는 납세자의 권익 향상과 세정의 선진화를 위하여 1999년 도입된 사전적 권리구제절차이다.

실제로 세금을 부과받기 전에도 세무조사 결과 통지를 받으면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과세관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특히 법원이나 조세심판원에서 다투는 경우 세금을 납부하고 다투어야 하는 것과 달리 세금을 납부하기 전에도 다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리한 제도이다.

다만, 과세전적부심사 제도는 이중장부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인세를 포탈하여 고발되는 경우에는 청구할 수 없다.

한편, 과세관청이 세무조사에서 법인이 누락한 소득을 발견하면 이를 법인의 소득에 가산하여 법인세를 과세한다. 본래의 법인세이다. 나아가 그 누락된 소득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 때 과세관청은 소득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확인한 사항을 법인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를 소득금액변동통지라 한다. 이러한 통지를 받은 날에 법인은 그러한 소득을 지급한 것으로 세법상 취급되고, 소득세 등의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한다.

예를 들어 누락된 소득이 대표이사에게 흘러간 경우 법인이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받으면 대표이사에게 상여를 지급한 것으로 세법상 취급되고 근로소득세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원고 법인에게 법인세와 관련된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한 후 30일이 지나기 전에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 부분과 관련하여 원천징수의무에 대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과세처분을 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인세 본세는 조세포탈로 고발되었으므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가 부여되지 않아도 절차상 하자는 없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무효로 판단하였다.

① 법인세법에서는 법인 밖으로 나간 돈의 귀속이 불분명한 경우 대표자가 가져간 것으로 보아 상여로 처분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조세범처벌법에서는 법인이 조세포탈을 하더라도, 그 법인의 주주·사원 등에게 한 소득처분은 조세포탈로 인하여 발생한 소득이 아니라고 규정하였다.

② 과세관청의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법인세 포탈에 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2016년경부터는 과세전적부심사제도가 납세자의 권익 보호에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절차라고 보고,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기회를 보장하지 않는 과세처분은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절차적인 권리보다 제대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과세관청은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대법원에서 지속적으로 절차 하자는 위법한 것으로 판결해 왔다.

특히 납세자의 권리침해가 크게 발생하는 세무조사에서의 절차 하자의 경우 다시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해 왔다. 지극히 타당하다. 과세관청의 실무를 사실상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은 법원이기 때문이다. 절차 문제가 있더라도 다시 과세할 수 있다면 과세관청은 그러한 절차를 지킬 이유가 없고,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각종 절차는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공권력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실체적으로도 적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당연히 적법하여야 한다. 헌법상의 적법절차원칙 뿐만 아니라 영미법의 오래된 격언처럼 "정의는 실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실현되는 것처럼 보여야"하기 때문이다(not only justice must be done, but also seen to be done).

대상판결의 취지를 십분 살려  납세자가 가진 절차적 권리가 엄격하게 보장되기를  바란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신병진 변호사

[약력]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8회 변호사시험, 제53회 행정고시, 제47회 세무사시험, 기획재정부 세제실
[이메일] byjinshin@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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