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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공인회계사회장 선거]

회계개혁 정착시킬 적임자는 누구?…차기 회장 누가될까?

  • 보도 : 2020.06.16 09:16
  • 수정 : 2020.06.16 09:16

순탄치 않은 회계개혁, 곳곳에서 문제 발생
법제도는 완성됐지만…제대로 운용할 차기 회장 중요
차기 회장 후보들, "내가 적임자"…문제는 '실천' 능력

조세일보

훌륭한 선수, 좋은 축구장, 훌륭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모두 히딩크나 박항서 감독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연장이 훌륭하다고 모두 거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자유시장경제시스템에서 마스크 대란, 부동산투기, 주가조작이 일어난다. 법규제가 있어도 거대한 다리나 백화점이 무너지거나 선박이 침몰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주식회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지만 대우그룹 분식회계, 코오롱TNS 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사건을 겪었다. 

개정된 아파트 외부회계감사제도는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채 이런저런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법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진 법을 어떻게 집행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외감법 제정 이후 40년만에 대대적인 회계개혁을 이뤘다. 하지만 앞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외감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이 불거질 것이다. 회계사들이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란 사명감을 망각하고 종전과 같이 서로 파이를 차지하겠다고 이전투구를 벌인다면 회계개혁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외부감사를 집행하는 조직은 회계법인이기에 회계개혁의 성공 여부는 회계법인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계법인을 관리감독하는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이 공인회계사회이고 그 책임자가 한공회 회장이다.  

회계사회는 오는 17일 사상 첫 전자투표 방식으로 2만2000여명의 회계사를 이끌 제45대 회계사회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는 2016년부터 3년여에 걸쳐 진행된 회계개혁이 제도적으로 대부분 완성된 시점에서 회계개혁의 성공적인 안착시킬 적임자, 즉 '신(新)외감법'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이를 뽑아야 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새롭게 법을 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한공회 회장의 역할이 회계개혁의 성공적 정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얘기다.

조세일보

◆…회계개혁 일지

개선해야 할 과제들

기업들은 표준감사시간제,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으로 인해 감사보수가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감사인이 지정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의 갑질문제와 과다보수청구문제가 일시적으로 불거졌고 감독당국과 공인회계사회 차원의 주의와 당부가 있었다. 지정된 회계법인을 거부하는 회사가 속출했으며, 이에 금융당국은 회사의 재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이 기업에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할 경우 지정감사인 기회를 제한하고 품질관리 감리를 벌일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고, 회계사회는 스스로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소형회계법인들 사이에선 신외감법이 로컬회계법인의 특색을 무시하고 대형·중형회계법인에 유리하게 개정됐다고 지적한다.

한 소형회계법인 대표는 "최근 감독당국의 정책은 모든 회계법인이 빅4(삼일·삼정·한영·안진)와 같은 단일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로컬회계법인의 독립채산제를 나쁘게 보고 있다"며 "회계법인의 조직운영에 대해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방향을 유도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형회계법인 대표는 "규모가 큰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닌데 회계사수, 감사매출액, 손해배상능력, 감사대상 상장사수 등 대부분 외형적인 부분으로 등록법인을 구분하고 이에 따라 외형 규모가 큰 회계법인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자가 많은 기업의 지정 감사를 배정 받는데, 이 같은 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인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된 측면만을 부각하면서 회계업계에 대한 특혜로만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며 "차기 회장은 새로운 제도가 잘 정착되도록 회계업계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을 조명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력난은 최근 회계법인 대부분이 겪고 있는 고충이다. 표준감사시간제에 주 52시간제까지 더해지며 감사 수임을 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회계사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 하지만 대부분의 회계법인들은 회계사 '품귀현상'으로 인해 인력을 더 충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회계법인 대표는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에 따른 감사투입시간의 증대로 전문인력의 부족이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뛰어난 전문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법인 내부적 체계와 수익적 잠재력은 상당 부분 갖추어진 상황이나 외부에서 해당 전문인력을 충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재의 회계법인들이 당면한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2년간 감사인력의 인건비가 약 30~40% 올랐고 당분간 감사 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회계법인 대표 역시 "표준감사시간제 도입 등 엄격해진 회계감사로 인해 회계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실제 회계법인들 입장에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누적합격자 수와 휴업회계사 수 등을 고려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 인력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품질과 회계투명성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사 보조인력 등의 활용 등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방식을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한 개정도 일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표준시간 투입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사실상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에게 의무적으로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누가 '실천'할 수 있는가

차기 회장 후보들도 이 같은 업계의 고충과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다.

또 회원들이 바라는 점들을 공약으로 내세우다 보니 상생, 회계사 선발인원 축소, 회계개혁 안착 등 큰 틀에서 서로의 공약이 비슷해졌다.

결국 누가 공약을 '실천'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 것.

채이배 후보는 △신외감법의 보완을 통한 회계개혁 완수 △회계사의 전문성 강조와 과도한 책임한계 합리화 △회계업계의 상생 △기형적인 감사반제도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정민근 후보는 △감사인 등록기준 완화 △중소기업 감사기준 신설 △감사보조가 제도 도입 등을 약속했다.

최종만 후보는 △감사인 등록기준 완화 △감사인 손해배상책임 제척기간·과징금 규제 완화 △표준감사시간 기준 세분화 △법인 설립요건 완화 △회계사 선발인원 축소 △한공회 공익기여 확대 △감사반·중소법인 연구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영식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회계업계의 상생발전 정책의 구체적인 마련과 미래를 위한 지식 공유 플랫폼 구축 △회계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 등 젊은 회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여성회원과 청년회원의 활동지원, 투명한 정보공개, 원활한 소통으로 회원들에게 행복을 주는 한공회로 탈바꿈 △회계 개혁의 안정적인 시장 정착 등을 제시했다.

황인태 후보는 △회계사 선발 인원 축소 △휴업회원 복귀 교육 지원 △1억5000만원 한도 간편대출제도 도입 △법인 설립요건 완화 △회계연구원 시설 △손해배상 소송 법률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전자투표로 치뤄지며, 결과는 선거 당일(17일) 오후 3시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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