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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통합당, 총선 참패 원인...'보수!'만 외치다 중도층 잃어

  • 보도 : 2020.04.17 14:41
  • 수정 : 2020.04.17 14:41

코로나19 미온적 대응, 세계 인정 '방역모범국' 평가절하
대안 없고 반대를 위한 반대, '동물국회' 만든 책임론도 민심 이반
당 지도부 리더십 부재...'패스트트랙 정국' '막말 논란' 대처 불만
향후 과제, 궤멸한 조직 재건이 급선무...환골탈태, 인적쇄신 등

21대 총선에서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패배 수준을 넘어 당 존립 자체마저 흔들리는 정도로 궤멸했다.

조세일보

더불어민주당 연합(민주당·시민당)이 단독으로 의회 5분의 3(180석)을 차지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을 가까스로 넘긴 수준(103석)에 그쳤다. 군소 정당도 마찬가지로 무너졌다.

한 마디로 '공룡여당'과 힘없는 야당 구조로 정치 지형이 전면 개편됐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통합당에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 만큼 총선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통합당의 패인을 일일이 열거하긴 어렵지만 크게 ▲ 코로나19에 대한 미온적 대응 ▲ 극우논리 집착과 민생외면 ▲ 대통령 공약사항 등 국정 발목잡기 ▲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등 4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 코로나19에 대한 미온적 대응···세계가 인정한 '방역모범국' 폄훼

코로나19 가 확산되기 직전인 올해 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고용지표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현 정부의 실정 심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져, 21대 총선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방역 의지와 범국가적 방역 체제가 성과를 내면서 민심은 민주당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외신과 많은 국가 정상들이 '한국, 방역모범국' 평가를 하면서 정부는 물론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도도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당은 범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협치가 부족했다. 오히려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근본 원인을 정부의 '해외유입 조기차단 실패'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공격했다,

대구지역 집단감염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도 통합당은 대안없이 정부 방역 조치에 발목을 잡기에 급급했다. '신천지 교단'을 두둔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지도부 발언까지 나왔다.

집단감염의 원인이 '신천지 교단'에 있음이 밝혀지면서 통합당은 공격 설득력을 잃었다.

또한 당정청이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취약 경제주체들의 유동성 문제와 생계 지원 등 긴급 조치를 발표하고, 통합당은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를 거론하면서 추경반대를 주장하면서 민심은 더 멀어지는 상황이 됐다.

이는 결국 '정부지원론' 대 '정권심판·견제론' 이란 대결구도를 민심, 특히 중도층의 방향을 '정부지원론'으로 돌려 세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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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코로나19 대책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 극우논리 집착과 발목잡기로 민생외면···야당도 국정 책임의 한 축(軸)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혁신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폭제로 '촛불혁명'의 민의가 정권 교체로 이어진 큰 물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부족했다. 오히려 보수층은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했다고 비난만 했다.

광장정치로 이어진 '검찰개혁·조국사태'에서도 통합당은 무능했다. 극우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세력 확장을 꾀한 점은 악수로 보였다. '조국 청문회'에서도 통합당 의원들은 보수층 결집을 겨냥한 막말과 행동으로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합리적 보수'와는 거리가 먼 행보란 평가다.

20대 국회 선적한 민생관련 법안 처리를 두고서도 통합당은 민생 해결을 위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오히려 많은 국민들로부터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당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이어진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정국'에서도 통합당은 존재감이 부족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국회 일정 거부', '원내 협치 거부'와 상임위 논의도 없는 '동물국회' '식물국회' 만들기 등으로 일관해 우리 정치가 과거로 회귀 한 듯했다.

물론 국정운영의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다.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여당이 져야 한다. 그러나 야당 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집권여당 단독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이 집권당과의 국정운영 협치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1대 1 영수회담을 요구하면서도, 집권당과의 국회 협치는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비난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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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 대회 모습 (사진=더팩트 제공)

◆ 공수처·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미흡···대선 공약사항 반드시 추진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검찰개혁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국정 우선 과제다. 대선 당시 문 후보는 검찰개혁을 공약 최우선 순위에 뒀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검찰개혁은 문재인정권 초기에 국회 논의가 진행됐어야 했다. 그러나 통합당의 발목잡기와 검찰의 조직적 저항으로 지지부진했고, 급기야 '조국 사태'라는 갈등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서도 야당은 협치를 이루지 못했고, '절대권력 보호제도'라고 주장하는 등 끊임없는 대립만 조장해 국민 갈등만 조장했다는 평가다.

결국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라는 양분된 갈등과 반목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

익명의 한 정치평론가는 "대선 공약 이행은 국회의원 선거공약과는 차원이 다른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국회, 특히 야당이 저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야당과 검찰은 일종의 담합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며 "검찰개혁은 본 공약 내용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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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검찰개혁 등 반대를 주장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사진=자료사진)

◆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황교안 리더십 한계 드러내

'여당은 혁신을 외치는데, 야당은 정권심판만 꺼내든다' 이는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인 민주통합당(새정치연합)에 승리를 거둔 뒤 나온 평가다.

21대 총선 결과도 당시와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현 집권당인 민주당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혁신성장과 규제완화 등 혁신 정책을 내세웠지만 통합당은 '대안부재 야당'이라며 정체성마저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16일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총선 참패 원인을 당 자체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이후 당이 거쳐 온 과정 속에서 변화해야 할 시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변화에 대한 노력조차 한 흔적도 보이질 않고 계속해서 '보수, 보수'만 외치다가 지금에 온 것이라고 질타했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과거처름 목소리만 높이고, 격렬하게 투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대안을 갖춘 야당'이 되어야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 민심을 얻을 수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지난 3년 동안 제1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주질 못했다는 평가다.

집권당보다 더 개혁적인 정책과 민의를 반영한 비전을 보여주고, 국정운영에도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했지만 통합당은 연일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황 대표와 지도부는 '국회 보이콧' 과 '무력 행사'로 일관했고, 당 대표가 삭발하고 단식에 돌입해 국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단식을 통한 의지 관철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 방법으론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이다.

'광장 정치' 정국에서도 당 대표와 지도부는 국회를 비워두고 연일 잇달아 광장으로 달려갔다.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이고, 입법 활동을 통해 그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통합당의 행태를 '대안 부재 정당' '막무가내 정치집단'이라고 폄훼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이에 대응한 정부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야당의 발목잡기, 비협치는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만 주장했지, 주권국가로서의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자 하는 문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과의 원만한 합의를 오구해 '친일 정당'이란 오명을 받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인적쇄신'도 미흡했다. 공천과정의 불협화음은 결국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내 사람 심기'에 몰입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대한 지도부의 결단에도 문제가 컸다는 평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총선의 결정적 패배 요인을 막말 논란에 대한 지도부의 우유부단함,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고 꼽는 의견도 내놓았다.

특히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의 '세월호 막말'은 공당 후보, 정치인으로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차 후보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황 대표의 모습은 지도자로서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한심한 사람들' 이란 표현도 나왔다.

족하는 김 위원장도 이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어진 공천 잡음과 막말 논란은 통합당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강력한 리더십 부족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황 대표나 지도부가 개혁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보수층 집결' 등 '집토끼 잡기'에 집중하면서 현실과 타협하다 보니 당 혁신의 시기를 놓친 부분이 많았다.

아울러 집권당의 정책을 뛰어넘는 실용적이고 획기적인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점도 리더십에 금이 가는 한 면으로 평가받았다. 집권당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의 대항마로 '민부론'을 제시했지만 큰 호응을 받진 못했다. '민부론'은 지금 쑥 들어간 상태다.

◆ 통합당의 향후 과제···중도층 등 민심 잡을 혁신·지도부 개편·인재 영입 등

20대 대통령 선거(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년 정도다. 그렇게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총선 궤멸 상태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 지도자를 찾는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무너진 민심을 추스르고, 정책 대안으로 존재감 있는 제1 야당으로 환골탈태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를 악물고 개혁해야 조금이나마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붕괴된 당 재건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시급히 구성해야 한다. 인적쇄신도 급선무다.

또 코로나19 정국에서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 제시도 절실하다. '공룡여당'과 싸움만 일삼을 경우 또다시 패배할 가능성이 크고, 민심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이든 집권여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위기 극복 대책을 제시하고 국정에 야당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제2의 탄핵을 받은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집권여당보다 더 개혁적인 정당으로 변모하지 못하면 2년 후 대선은 그야말로 명약관화(明若觀火)해 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보수, 보수'만 외칠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춘 정당으로 철저히 변신해야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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