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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유 ‘금’ 첫 실사…“금보유 확대, 신중한 접근 필요”

  • 보도 : 2023.06.06 12:00
  • 수정 : 2023.06.06 12:00

영란은행 보관 골드바 8380개…하루동안 205개 샘플검사 방식으로 진행

“수년 주기 실사 필요성 확인…보관기관 다변화 등도 생각해볼 필요”

“2018년 이후 금 가격, 미 정부채 투자성과와 커플링…매수 필요성 크지 않아”

“일단 매입하면 유동성 목적으로 매도 쉽지 않아…가격 전고점에 근접, 향후 상승여력 불확실”

조세일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은행이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금에 대한 첫 실사를 진행했다. 한은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환보유액 중 금보유 확대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6일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에서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보유금 104.4톤에 대해 실사를 처음 진행했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뉴욕연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 보관기관으로 올해 4월말 1억6800만 트로이온스(약 40만개의 골드바)를 보관중이다. 한은은 과거 국내, 뉴욕연준, UBS 등에 보관하기도 했는데 금의 유동성 제고, 금대여를 통한 추가수익 창출 등을 위해 영란은행으로 보관을 일원화했다.

한은은 런던시장에서 원활한 거래를 위해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지정한 순도, 무게, 형태로 규격화된 Good Delivery 형태로 금을 보유하고 있다. 골드바 개수는 8380개이다. Good Delivery는 금괴의 규격화를 통해 거래가 용이하게 하는데 순도 99.5%이상, 무게는 350~430 트로이온스(11~13kg), 지정된 제련업체의 표시, 시리얼넘버가 표기돼 있어야 하고 바형태를 띄도록 하고 있다.

한은이 금을 영란은행에 보관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보유금에 대한 실사를 이번에 처음 실시하게 됐다. 그간 보안 등의 사유로 영란은행이 2010년대 중반까지 허용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금실사는 지난달 23일 하루동안 205개(대여금을 제외한 한은 보유분 3.05%)의 샘플검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200개는 사전에 영란은행에 통보했고 5개는 현장에서 임의 지정해 보관상태까지 확인했다. 실사는 장부와 실물 비교, 일부 골드바에 대한 무게측정, 금보관 금고의 배치 현황 등 파악으로 이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실사는 통상 샘플검사로 진행된다. 이는 일부 금대여 거래로 장부상 보유내역이 수시로 변동되는 데다 금이 여러금고에 보관되어 있어 검사를 위해서는 특정장소로 옮겨야 하므로 하루에 검사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드바 표면에 기록된 관리번호, 제련업자, 순도 정보와 장부를 비교하고 이와 동시에 표면의 긁힘, 실금 등 손상 여부도 동시에 점검하는데 모두 양호했다"면서 "무게를 측정한 30개의 경우에도 모두 이상이 없었다. 금고에 입장해 확인한 5개의 골드바는 각기 다른 금고에 보관돼 있었고 보관상태 역시 양호했다. 3개의 골드바에서 제련업자 표시가 장부와 달랐는데 이는 제련업자는 같지만 공장소재지가 다른데 기인한 단순 오기였다. 이와 같은 오기는 여타기관 실사에서도 종종 나타나며 해당정보를 수정하는 걸로 정리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실사를 통해 한국은행 보유금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고 영란은행의 관리시스템 효율성 등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과 같이 사소하지만 관리상 오기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보유금 정보확인을 위해 수년 주기로 실사할 필요성도 확인됐다"며 "앞으로 한국은행의 금보유가 늘어난다면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보관기관 다변화 등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조세일보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외화자산에서 미달러화의 비중은 2022년말 현재 70%를 상회하고 나머지는 유로화, 일본엔화, 중국위안화 등 기타 통화로 다변화돼 있으며 금 보유비중은 1%를 조금 넘는다. 미달러화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가 미달러화 경제권으로서 수입지급통화, 외채통화 구성, 국내외환시장 여건 등을 감안한 것이다.

금가격은 최근 온스당 2000달러 수준에 등락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금가격은 일정범위(1100~1300달러 내외)에 머물렀는데 2019년부터 상승이 뚜렷해지다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며 2020년9월 2063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금가격이 대체로 1800달러 전후에서 등락했는데 금년 들어 재차 상승하면서 전고점 상회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가격 상승 배경으로 ▲미달러화 약세에 대한 헤지수요 ▲미국의 일부 지방은행 불확실성 부각 ▲수급측면에서 중국, 튀르키예 등 일부 중앙은행의 금매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한은은 지난해 중앙은행의 금매입은 195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고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투자다변화 외에 일부에서 미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러·우 전쟁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미달러화 금융시스템 배제 제재를 실시하면서 이와 같은 리스크를 인식한 일부 국가의 금매입을 촉발한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외환시장안정화 조치에 따라 400억달러 감소했다. 최근 금리 및 주가 안정에 따른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올해 4월말 기준으로 2022년말 대비 35억2000만달러 소폭 늘어나고 있으나 단기간내 이전수준을 회복할 기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금보유 확대보다는 미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 정부채 투자성과와 상당수준 커플링되고 있어 현재 달러화 유동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매도하고 금을 매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은 최후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어 일단 매입하면 유동성 목적으로 매도하기 쉽지 않다. 금 가격이 이미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각의 주장처럼 외환보유액중 금보유 확대가 긴요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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