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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입법 독주법? 간호사들 분노·배신감" vs 정부 "직역간 협업 깨뜨려"

  • 보도 : 2023.05.15 15:48
  • 수정 : 2023.05.15 15:48

김원일 "간호사, 이미 의료법상 의료행위 해…의사 의료 행위 침범 못해"

"간호사의 의료행위,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

"정책으로 처우 개선? 정책 지속, 예산 확보에 법적 근거 있어야"

조규홍 "의료현장의 직역간 신뢰·협업 깨뜨려 갈등 확산 우려"

"의료기관 외 사고, 보상 청구와 책임 규명 어렵게 될 것"

조세일보
◆…대한간호협회(간협)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간협 회관 앞에서 간호법 공포 촉구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고위 당정협의회를 갖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와 간호법을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복지의료연대 양측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김원일 대한간호협회 정책자문위원은 15일 "간호법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 독주법이라는 대목에 대해 여당과 보건복지부에 대한 간호사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너무나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발표는 정말 의사협회 성명서를 보는 듯했다"며 "국민을 대표한다는 여당과 보건복지부 발표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허위사실로 결정들이 가득 차 있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위원은 "2020년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반대했던 의사들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적 의료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진료 거부를 했었다"며 "그때도 간호직은 그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의사 없이 현장을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종식 선언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간호사들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했다는 주장, 지금 간호법 제정 투쟁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환자 곁을 떠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인데 소위 말해 모독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주 치욕적인 발언이었다고 굉장히 분노가 크더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사 처우 개선은 약속했지만 간호법은 약속하지 않았다는 여당의 지적에 대해 "당시 선대본부장이 얘기했고, 간호협회 숙원사업이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그건 누가 봐도, 정황적 관계에서 간호법이라는 걸 누가 모르겠나.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게 되게 옹색해 보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핵심 이유에 대해 "미국의 간호사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될 거라는 있지도 않은 상상, 다른 나라의 제도를 갖고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전문간호사가 만성질환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만성질환 관리는 의학적 치료로는 완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사들은 3분 진료하기도 어렵지 않나. 질병관리에 굉장히 효과적이지 못하고 효율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그런 제도를 통해서 전문간호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효과도 높다 보니 그렇게 될 것이라는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간호조무사들이 '학력 차별' 등의 이유로 반발하는 데 대해서도 "존재하지 않는 조항이다. 그 조항을 신설한 건 2012년 보건복지부다. 그 조항 자체가 학력 차별도 아니다"며 "자신들이 만들어놓고 간호법에 의해서 학력차별이 조장됐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간호조무사들의 학력 제한 주장이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며 "대학을 졸업한 저도 간호조무사 교육 과정을 거치면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다"며 "간호조무사 응시하시는 분들의 50%가량이 대졸이상 학력을 가지신 분들이다. '고졸 이하로 학력을 제한했다'는 것은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간호법이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환자들은 의료기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시설에도 있고 지금은 가정에도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질병을 가진 분들이 계시고 고령화가 되다 보니까 이런 분들에게 질병관리뿐 아니라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데 의료기관에서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제공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식 간호사제도와 충돌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간호사는 의료인이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간호사의 의료행위는 건강증진, 그 다음 건강증진 활동의 기획 및 수행, 현재 의료법에 있는 조항들로 그런 것들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의료법 제27조에 보면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외에는 의료행위를 할 수가 없다. 간호사는 의료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의 의료행위를 하는 거지 의사의 의료행위는 침범할 수가 없다"며 "그런데 지금 (의사) 본인들은 간호사가 반드시 간호사의 의료 행위조차도 자신들의 지도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의사의 의료행위니까 간호사가 지도를 받지만 간호사의 의료행위는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여당이 처우개선이 문제라면 법률적 근거 말고 정책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아주잘못된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김 위원은 "민주당과 간호협회는, 왜 간호사 처우법이냐, 우리는 원래 간호법으로 낸 것'이다. 처우를 위해서 만든 게 아니다. 간호사 처우는 정책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며 "법률적 근거 없이도 가능하다? 지금 법치주의 국가에서 정책의 지속가능성, 예산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법적 근거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방사선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등 다른 보건 의료 직역들도 간호사들이 의료업무 영역을 침범할 수도 있다고 반대하는 데 대해 "간호법으로 인해 그동안 반대 의견을 냈던 분들의 업무가 침해되는 게 절대 아니다"며 "오히려 의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의사의 업무를 다른 직역에 전가되기 때문에 의료기사나 다른 분들에 대한 보완입법과 더불어 업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하면서 간호법도 같이 재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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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호법 재의요구(거부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입장 발표 브리핑을 열고 "간호법안은 전문 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하여 국민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의료현장에서 직역간 신뢰·협업을 깨뜨려 갈등이 확산할 우려가 있고, 이 경우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에서 간호만을 분리하면 의료기관에서 간호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렵게 되고, 의료기관 외에서의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 청구와 책임 규명이 어렵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민의 권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집단 행동을 예고한 상황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들에게 간호법이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독주법'이라는 누명을 씌운 행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62만 간호인의 총궐기를 통해 치욕적 누명을 바로잡고 발언의 책임자들을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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