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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성장률도 깎여…이대론 '세수결손'인데, 정부선 무대응

  • 보도 : 2023.05.04 14:42
  • 수정 : 2023.05.04 14:42

나라살림연구소, '올해 세수결손' 관련 진단

3가지 이유 꼽으며 "예측실패 아닌 대응실패"

조세일보
◆…나라살림연구소는 4일 올해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정부의 대응실패"라고 지적하며 "잘못된 대응방식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2022년 8월. 당시 정부는 내년에 400조5000억원을 국세로 거둬들일 것으로 추계했다. 그해 본예산(343조3000억원)보다 16.6% 늘어난 수치였다. 이 밑바탕에는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주요 세목(소득·법인세 등)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낙관적 전망이 자리했다. 그러나 올해 연초부터 나라곳간이 비어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세금이 걷히는 양은 줄고, 걷히는 속도마저 느리다. 3월까지 기준으로 국세 수입은 24조원 감소했다(진도율 6.4%포인트 하락). 앞으로 9개월 동안 더 걷히는 세금의 양은 가늠할 수 없으나, 향후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문제는 세수 결손 우려가 커진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응책이 미흡하다는데 있다. 민간 연구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는 4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수 결손은 예측실패가 아닌 대응실패"라고 했다. 근거로는 ①국가전략기술(반도체 등) 세액공제 확대로 인한 세수손실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고 ②세수 예측 이후에 변화된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③세수 결손이 현실화된 시점에서도 아직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논의조차 없다는 점을 들었다.

세수결손, 예측실패가 아닌 대응실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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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수결손, 대응실패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방안.(자료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예측하지 못했던 경기둔화 등의 이유로 발생한 세수 결손이라면, 관련 당국(기획재정부 등)의 책임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대응실패에 따른 세수 결손이라면 잘못된 대응방식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국가전략기술에 수조원 이상 큰 규모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확대한 조치가 이루어졌는데도, 이 부분을 올해 세수에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에선,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15%(지난 3월 개정, 종전 8%)로 오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세금감면 규모는 각 2조2000억원, 5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기재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수효과는 원칙적으로 내년 법인세 신고 시 반영되며, 올해 세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는 게 나라살림연구소의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 혜택은 올해 1월부터 소급적용된다"며 "올해부터 적용받는 공제 확대 혜택에 따라 내년 3월(12월 결산법인) 법인세 신고분뿐만 아니라 올해 8월 중간예납 의무가 발생한다"고 했다. 올해 세수에 절반 가까이가 감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소리다. 중간예납금액은 직전 사업연도 법인세액의 약 절반을 납부하거나, 올해 상반기 실적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법인은 중간예납 금액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특히 세수를 예측할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경제환경이 확 바뀌었는데도, 어떠한 대응도 안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수추계안(작년 9월초 국회 제출)은 작년 7월말 경제·사회상황까지만 반영되어 있다. 국내총생산(GDP)이 2.1% 성장한다고 가정한 추계였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는 수출 부진 등을 근거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상태다. 실제 지난해 9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했다가, 그해 11월에 1.8%로 끌어내렸다.

정부가 '경제성장→세입기반 확대'라는 연결고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수 오차를 손질하지 않은 부분은 이해가 안 가는 행보다. 이 연구위원은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세출예산이 증액 또는 감액되는 것처럼, 세입예산도 변화된 경제·사회 환경을 반영해서 재추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회에서 변경된 세법에 따른 세수효과조차 세수 추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수결손 대응하려면 추경 논의 필요한데도…

사실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증세는 쉽지 않다. 다른 방법으로는 국고채 발행을 늘려 세입예산 규모 자체를 경정하거나, 계획된 지출을 줄이는 방안(세출 감액 경정) 이 꼽힌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추경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정부는 '추경 계획이 없고, 논의조차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예전 정부가 세수결손시 활용했던 비공식적 불용종용 방식은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며 "만약 불요불급한 사업 지출을 삭감하고자 한다면 추경을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말까지 각 부처가 사업 지출 구조조정안을 기재부에 제출하면 기재부는 제출한 금액을 고려해서 내년도 추가 예산지출을 허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2023년도 각 부처가 적극적으로 불요불급한 사업 삭감 계획을 제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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