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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韓, 핵포기 대가로 美 핵사용 논의에 더 큰 발언권"

  • 보도 : 2023.04.27 12:30
  • 수정 : 2023.04.27 12:30

WSJ·NYT·WP, 美 정부 고위 관계자 인용 "핵사용 여부와 표적 결정은 여전히 美 권한"

조세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26. <사진 로이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 주요 언론들은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의 핵사용 결정 과정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됐다는 데 주목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의 유력 신문들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관한 미 정부 고위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진단했다.

WSJ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한국이 잠재적 핵무기 사용에 관한 협력을 약속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북한의 공격에 따른 미국의 핵대응에 관한 협의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에 "더 큰 목소리(greater voice)"를 줬다고 보도했다.

WSJ은 "핵 작전을 집행하고 표적을 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미국에게 있지만, 한국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핵무력 사용에 관한 협상에서 오랫동안 추구해온 위상을 얻게됐다"면서 "그 대가로 한국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다시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 선언문은 미국의 핵 억지력을 보여주기 위해 핵탄도 미사일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정례 배치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핵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가까운 곳으로 핵잠수함은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WSJ 인터뷰에서 "워싱턴 선언의 기본 취지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강화하고 향상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합의가 잠재적 핵무기 사용에 관해 한국과 "협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미국이 공식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재래식 병력이 분쟁시 미 핵무력 부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한국의 군용기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폭격기를 에스코트하는 확대 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방안을 예상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한미간 핵협의그룹(NCG)은 나토식 핵기획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NPG에 포함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 등 5개국에는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된 상태다. 한미 NCG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존의 틀을 따르기로 했다.

이러한 발표에 대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억제 능력과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호평했으나,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조엘 위트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군의 많은 관리는 그들이 (핵)버튼에 손가락을 올릴 수 있을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도 이날 '미국과 한국이 핵무기 협력에 동의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하는 대가로 미국이 한국에 북한과의 분쟁 시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전략 계획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핵심적 역할"을 부여한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은 핵 분쟁 가능성에 대한 나토 국가들의 계획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며 핵무기 배치 여부에 대한 결정은 오직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점도 신문은 강조했다.

NYT는 이날 합의를 주목해야 할 이유로 한국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자체 핵무장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한국의 불안을 진정시켜야 할 필요성을 미국도 인정했다는 것이다.

WP도 '바이든 대통령, 점증하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한국의 안보를 약속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세부 조치들은 북한의 핵타격시 미국이 한국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 고안된 일련의 이니셔티브"라고 전했다.

한 익명의 정부 관리는 WP에 "우리는 1980년대 초 이후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던 미국 핵탄도잠수함의 한국 방문을 포함한 전략 자산의 정기적 배치를 통해 우리의 억제 노력을 더욱 가시화하는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탄도미사일을 최대 2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향후 몇 달 안에 한시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전례 없는 핵·미사일 도발에 직면한 한국인들의 불안 증대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라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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