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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의정 한투연 대표 "공매도 계좌 10년간 수익액 조사해야"

  • 보도 : 2023.03.24 09:41
  • 수정 : 2023.03.24 18:18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인터뷰

개인·외국인·기관 모두 담보비율 130% 통일

대차시장 '고래', 대주시스템 '고등어'...하나로 통합해야

조세일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23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투연은 회원 5만여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개인투자자 단체다. [사진=김진수 기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재산 피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공매도의 순기능·역기능에 대한 오래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공매도 계좌의 지난 10년간 수익액을 조사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 중 주식투자 실패가 원인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사망자 통계에 주식투자 분야를 추가해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23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투연은 회원 5만여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개인투자자 단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먼저 빌려서 매도한 뒤 이후에 매수 청산해 그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2020년 4월 이후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현재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이같은 공매도 제한이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기관이 개인보다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치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금융당국이 최근 외국계 증권사 2곳에 불법공매도를 이유로 21억원, 3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 일벌백계를 해야 근본적으로 범죄 욕구를 막을 수 있다. 범죄수익보다 더 높은 과징금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한투연은 불법공매도로 적발된 UBS 및 ESK자산운용사가 불법으로 공매도한 종목명을 알려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정보공개신청을 한 상태다.

■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법인명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한 유인이 감소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불법공매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 증권사 명단이 공개되면 일부 효과는 있겠지만 증권사를 통해 실제로 공매도를 한 주체를 알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증권사 자체가 공매도를 했다면 모를까 증권사 창구를 이용해 공매도를 한 것이라면 익명성이 보장돼 완벽한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실제 공매도 주체를 공개해야 한다.

■ 공매도도 투자기법 중 하나다. 매수·매도한 개인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공매도 주체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도 부적절한 것 아닌가.

= 금융당국은 공매도 주체가 밝혀지면 해당 종목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하는 것 같더라. 그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공매도 주체를 공개했을 때 발생하는 피해와 효과 중 어떤 게 큰지 따져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베일에 싸여있어 마구잡이로 공매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실체가 공개되면 신중해지지 않겠나. 이에 따라 공매도 총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규제를 완전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 언젠가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공매도 환경을 개선이 아닌 '개혁' 수준으로 바꾸는 게 급선무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의 담보비율을 130%로 통일하고, 상환기간을 120일로 특정한 뒤 강제 상환시켜야 한다. 공매도 총량제를 도입하고 무차입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서둘러 가동해야 한다. 증권전산 전문가들은 금융위원회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안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 무차입공매도 적발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동 중인 외국인 한도관리시스템(FIMS)을 응용하면 구축이 가능하다. 외국인과 기관은 '미징수 계좌'라고 해서 증거금 없이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얼마든지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완벽한 실시간 적발은 어렵지만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적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

■ 약간의 시차를 둔다면 그 사이에 이뤄지는 무차입공매도를 놓치진 않을까.

= 시스템에 반영되는 시간 텀이 있을 뿐 행위 자체는 추적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3거래일 결제라 아침에 빌렸다가 장 마감 직전에 갚는 식의 무차입공매도가 가능했다. 하지만 시스템이 마련되면 무차입공매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 공매도 과열종목이 올해 들어 176건으로 급증했다. 어떻게 해석하나.

= 거래소가 과열종목 지정을 확대해 변동성을 낮추려는 건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일시적으로 공매도가 좀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공매도 과열종목이 급증했다는 건 공매도가 매력적이라는 증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를 집중적으로 많이 한 게 아닌가 싶다.

■ 3월초 개인 공매도 잔고(신용거래대주 잔고)가 900억원을 넘어섰다.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실시간 대주서비스'가 효과가 있다고 보나.

= 외국인·기관을 위한 대차시장이 고래 규모라면 개인을 위한 대주시스템은 고등어 수준이다. 개인은 빌릴 수 있는 종목이 극히 제한적이고 금리도 높아서 불리하다. 대차시장과 대주시스템을 통합해 모두가 공정하게 공매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빌리고 갚으면 통제도 쉽고 통계 내기도 쉬울 거다. 개인 신용도가 문제라면 금리는 약간의 차등을 두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연 10% 안팎이다. 대주 금리는 어느정도여야 하나.

= 대주 금리는 시장경쟁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한다. 공매도 인기종목은 연리로 10%, 20%라도 하루 만에 100% 수익이 기대된다면 수요가 몰릴 거다. 그래서 금리가 좀 더 높더라도 외국인, 기관과 동일한 시장에서 하게 해달라는 말이다.

■ 개인공매도 담보비율이 140%→120% 인하되고, 만기도 60일→90일 확대되고, 상환없이 재연장이 가능해졌다. 공매도 기회가 개선됐다고 보나.

= '그림의 떡'에 떡가루를 살짝 바른 것이라 평가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독과점 폐해를 막는 데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한투연의 요구는 외국인, 기관, 개인의 담보비율을 130%로 통일하는 거였다. 개인 담보비율만 120%로 낮춘 건 성난 민심을 의식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공매도 담보비율을 130%로 통일하고, 현행 140~150%인 개인 신용투자 담보비율도 120%로 인하할 것을 촉구한다.

■ 외국인·기관 담보비율을 105%에서 120%로 올리면 글로벌 스탠다드(국제표준)에 어긋나지 않겠나.

= 개인의 공매도 담보비율을 낮추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공매도 98%를 점유하는 외국인, 기관의 특혜를 방치하는 건 효과가 별로 없는 전시행정이다.

■ 신용융자 담보비율(통상 140%)을 낮춰야 하는 이유는.

= 증권사의 지나친 안전주의로 고객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피해를 하나도 안 보고 개인만 반대매매를 당하는 잘못된 구조다. 담보비율이 140~150%라면 하루에 주가가 2~30% 빠졌을 때 반대매매를 당할 수밖에 없다.

신용융자 이자율이 연 10% 넘는 것도 '폭리'다. 증권사가 조달금리에 적정 마진을 포함해 고객에게 이자를 부과하는 건 당연하지만 좀 지나치다. 고객이 맡긴 예탁금에 대해서는 1%도 안되는 초저금리를 적용하면서 고객에게 빌려줄 때는 10%가 넘는 이자를 받는다는 건 상도의에 어긋나는 수준이다.

■ 개인 대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수익을 추구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매도 피해가 심한 나라에서 공매도 세력에게 자기가 가진 주식을 빌려주는 건 결국 부메랑으로 자기 종목에 피해를 주게 된다.

■ 공매도와 관련해 어떤 통계나 자료가 추가로 제공돼야 한다고 보나.

= 불법공매도 전수조사와 함께 공매도 계좌의 10년간 수익액 조사가 필요하다. 공매도의 순기능, 역기능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다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그 근거를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 한투연은 그동안 금융위원회에 공매도 계좌 수익액을 조사해달라고 거듭 촉구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료로 활용가치가 크므로 바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사망자 통계에 주식투자 분야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최근 인천의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은 가장이 주식투자로 5억 빚을 진 게 원인이라고 한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 중 주식투자 실패가 원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사망 통계에 주식투자도 포함하면 어떨까 한다.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돼야 주식투자 피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 상기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부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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