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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한끼 만원이 우습다.. '식대 비과세' 더 올려야 할까?

  • 보도 : 2023.03.20 08:00
  • 수정 : 2023.03.20 08:00

계속된 물가 상승, 직장인 밥값 부담 커져

작년 세제개편으로 식대 비과세 한도 월 10만원→20만원

양경숙 의원, 최근 30만원으로 추가 인상 법안 발의

전문가들 "물가 많이 올랐지만 성급" VS "필수경비는 비과세 올려도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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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치솟는 '밥값'에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민음식으로 대표되던 설렁탕 등 국밥도 만원을 쉽게 넘어서면서 어느새 '만원의 행복'이란 단어가 무색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급여에 포함되는 식대 한도는 월 10만원이었다. 직장인들이 주말을 제외하고 20일 정도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끼 식사로 5000원을 지출할 수 있는 정도로 책정된 것. 구내식당이 아니라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는 작년 식대 한도를 월 10만원에 20만원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식대 관련 논란은 지난해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이하 민생특위)에서 별개로 다뤄지면서 관심이 모아졌고, 세수감소나 기업 임금 부담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20만원까지 한도가 확대됐다.

식대 한도 인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국회에서 30만원으로 식대를 다시 한번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것.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되기 까지 19년이란 세월이 걸렸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인상안이 나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식대 한도 인상.. 내 월급은 얼마나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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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2022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증가 추이. 2003년 69.908에서 2022년 107.71로 소비자물가지수가 증가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급여내역을 보면 '식대'가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금액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비과세' 영역으로 회사마다 다르게 책정할 수 있지만, 작년까지 한도는 월 10만원이었다.
 
식대 한도는 지난 2003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된 이후 지난 20여년 간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200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69.908이었는데, 2022년에는 107.71로 1.5배 이상 올랐다.

정부는 이에 지난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식대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2배 인상하는 안을 내놨다. 그리고 세수감소 문제, 소득에 따른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긴 했지만, 민생특위를 거쳐 2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회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부터 급여내역에 '식대 20만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식대 한도가 10만원 인상됐다고 월급이 10만원 인상되는 것은 아니다. 식대 금액에 대해선 과세를 안 하겠다는 것으로, 식대가 10만원이면 10만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20만원이라면 20만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에 따르면 식대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오르면 과표 1200만원 이하 근로자는 1년에 소득세를 7만2000원 적게 낸다. 과표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소득세 감세액은 18만원,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근로자는 28만8000원이다.

8800만원 초과 1억5000만원 이하는 42만원, 1억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는 45만6000원,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48만원,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50만4000원, 10억원 초과는 54만원이 줄어든다.

이는 재직 중인 회사가 제도 변화에 맞춰 비과세 식대를 20만원으로 책정하고 다른 연말 정산 조건이 전년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의 감소액으로, 고소득자 일수록 세금 인하폭이 커지는 구조다.
 
근로자는 비과세 항목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과 4대 보험료가 적용되기 때문에 월급이 동결되더라도 식대가 높아지면 실수령액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전문가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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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성비 도시락 상품'39도시락'을 출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0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식대 비과세 한도를 30만원으로 증액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식대가 20만원으로 인상된지 3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인상 법안이 발의된 것이다. 

양 의원은 "7개월 전 식사대의 비과세 한도를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동안 외식물가 상승 추세를 감안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월평균 실질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물가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늘어난 상황을 일컫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양 의원의 주장이다.

직장인 입장에선 급여에 비과세 비중이 많아지면 그만큼 낼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가 재정적인 측면이나, 회사 입장에선 비과세를 무작정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는 식대 비과세 한도가 10만원에서 20만원 상향되면 매년 국민연금은 1조 3364억원, 건강보험은 1조 5706억원, 고용보험은 3724억원, 산재보험은 3000억원대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4대 보험에서 매년 3조원대 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식대 비중을 늘리는 만큼 기본급에서 임금을 차감해 인상분이 없도록 조정할 수도 있지만, 근로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노사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 인상에 대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회사는 굳이 식대를 따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30만원까지 지급하게 되면 오히려 구내식당을 폐쇄하게 되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 사이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급격하게 30만원까지 추가 인상하는 것은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수가 줄어드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과세 감면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주거비, 식비, 의료비와 같이 필수경비에 대해선 적절한 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월세 같은 경우 자동으로 세액공제가 반영되지만, 식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올려도 무방하다"며 "이로 인해 대규모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계비 증가를 보전해 달라는 것이 노동자의 요구일 것이기 때문에, 식대를 올려주게 되면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실질 임금 상승)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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