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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성비위' 국세공무원, 퇴직후 당당히 세무사로…제재 못하는 까닭

  • 보도 : 2022.09.27 07:00
  • 수정 : 2022.09.27 07:00
#. 지난 7월 전북의 한 세무지서. 이곳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책임자인 지서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회식 자리에서 지서장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문제를 삼은 것이었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당시의 상황은 간략하게 이렇다. 1차 회식이 마무리될 때쯤 전주로 가는 시외버스 막차를 타고 귀가하겠다고 했는데, 지서장이 따로 할 말이 있다며 자리를 지키라고 지시했고 그 뒤 장소를 옮겨 신체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서장은 자신이 머무는 관사에서 자고 가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말한다. 현재 지서장은 직위해제 조치한 이루어진 상태이며, 국세청은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 여부를 정하겠다고 한다.

최근 국세청 내 성비위 의혹이 터지면서 조직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매년 성비위에 따른 징계 처분이 늘자, 국세청 안팎에서는 엄정한 징계에 더해 현실적인 성인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논란이 때아닌 '공직퇴임세무사'로 번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세금이라는 공적 업무를 다루는 세무사직을 신뢰가 손상된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느냐는 시각이다. 문제는 이런 인식에도 공직 당시 범죄를 저질러도 퇴직 후 어떠한 제재도 없이 세무사로서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조세일보
27일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징계를 받은 후 세무사 자격을 취득'한 국세청 직원은 모두 16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2019년 1명, 2020년 5명, 2021년 7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론 징계를 받은 직원 2명이 세무사 자격을 취득했다. 징계유형별로는 기강위반(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는 5명, 업무소홀은 1명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징계 사유 중 기강위반에는 성비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현재 세무사법(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면 세무사로 등록할 수 없다. 금고 이상 실형을 받은 자에 대해서다(집행종료 뒤 3년 후 재취득 허용). 공직추방(파면, 해임) 징계를 받았을 때도 면허 취득에 제한을 둔다. 바꿔 말하면 뇌물을 받고, 성비위를 저질렀어도 정직·감봉 등 경징계만을 받으면 퇴직 후 곧바로 세무사로 활동하는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소리다.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액수에 따라)을 제공한 세무사에겐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을 의미하는 직무정지라는 징계를 내리고 있는 부분과는 대조적이다. 제 식구들 밥그릇 챙겨주기 위한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국세청 성추행 의혹 소식을 들은 한 국세청 직원은 "국세청 공무원에게 세무사시험 면제 등으로 자격증이 주어져 더이상 공무원을 하지 않아도 생계에 지장이 없으니, 범죄를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행태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세청의 내부징계와는 별개로 공직퇴임세무사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세법학(2차 시험) 응시생(일반) 중 82% 가량이 과락으로 탈락하면서 경력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세무공무원 출신 수험생 상당수는 이 과목을 아예 면제받았다. 20년 이상 세무공무원으로 일했거나 국세청 근무 경력 10년 이상에 5급 이상으로 재직한 5년 이상 경력의 공무원은 세법학 1·2부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현재 국회엔 '경력인정에 따른 시험 면제의 범위는 1차 시험으로 제한하고, 금품·향응 수수로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받은 자를 세무사의 결격사유에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발의)이 계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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