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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외환위기 온다는데…日 “금융위기가 뭐죠”

  • 보도 : 2022.09.26 11:21
  • 수정 : 2022.09.26 11:21

조세일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미국의 강력한 긴축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치솟는 원자재가격 등의 영향으로 6개월째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러다가 다시 외환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도 25일(현지시간)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웃 일본도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22일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매각하고 엔화를 매입했다. 24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대신은 “원칙적으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투기로 인한 과도한 변동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도 엔화의 급격한 약세를 경계하고는 있지만 한국과 다르게 ‘금융위기’까지 우려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 배경은 한일 양국의 무역수지 동향과 외채 현황 등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8월 무역수지가 94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5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관세청에 의하면 9월 1~20일 한국의 무역수지는 41억달러 적자로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281억7000만달러로 전망됐다. 이는 외환위기 전 1996년 206억달러 적자, 2008년 금융위기 133억달러 적자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무역수지 악화는 강달러 기조로 인한 원화가치 약세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는 원화가치를 추가로 떨어뜨리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무역수지 적자로 원화가치 하락 시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낮아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다음 달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이 무역흑자 때보다 평균 28.3%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수준인 100~150% 수준 아래라며 걱정하고 있다. IMF는 연 수출액의 5%, 시중통화량 5%, 유동외채 30%, 외국환 증권 및 기타투자금 잔액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수준으로 본다.

한국의 8월말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전월말 4386억1000만달러 대비 2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7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며 2분기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441억달러이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높아진 단기외채 비중도 불안 요인이다. 한국의 올해 6월말 기준 단기외채 비중은 41.9%로 2012년 6월말 45.5%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 38.8%, 3분기 35.2%, 4분기 35.6%, 올해 1분기 38.2%에서 2분기 40%대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은행들이 달러를 해외에서 차입한 관계로 단기외채 비중이 올랐을 뿐 국내은행들의 대외지급 여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14년 이후 순대외채권국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일본도 8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은 8월 무역수지가 2조8173억엔(약 27조4430억원) 적자로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급격한 엔저에도 9월 일본기업의 경상이익은 17.6% 증가했고 내부유보는 처음으로 500조엔을 초과했다.

지난 25일 일본은행이 발표한 ‘일본기업의 단기경제조사’에 의하면 일본 제조 대기업에 대한 경제평가는 3분기 만에 처음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은행 탄칸(Tankan of Japan, Short-Term Economic Survey of Enterprises in Japan)은 국내기업 약 1만개에 대한 현재 경제현황을 물었고 민간 싱크탱크를 포함한 13개 기업의 예측을 발표했다.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공급부족이 해결되고 중국 상하이의 봉쇄 제한이 해제로 경제활동이 재개됐기 때문에 대기업과 제조업체의 경제 평가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일본의 외화보유고는 7월말 기준 1조3230억달러로 전 세계 2위 기준이다. 무엇보다 일본이 외환위기가 없다고 자신하는 이유는 31년 연속 세계 최대 채권국이라는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일본 재무성에 의하면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411조1841억엔(약 4069조24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2위 독일은 315조7207억엔으로 격차가 100조엔 가까이 벌어졌다. 엔저로 인해 해외자산의 가치는 증대되는데 이는 일본이 환율방어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도 해석된다. 해외자산이 많기 때문에 달러로 받는 이자와 배당의 가치가 높아지고 해외부동산 가격 역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2022년 8월기준 일본 국제수지표를 보면 해외투자를 많이 탓에 금융수지는 1조7125억엔(약 16조947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적자지만 금융수지는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엔저가 지속되면 금융수지 흑자 폭은 확대된다.

또한 일본은 한국과 달리 가계부채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OECD 가입국 GDP대비 가계부채 평균은 약 60%인데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은 106.3%로 1위를 기록한 반면 일본의 가계부채 수준은 59.7% 수준으로 OECD 평균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중앙은행, 스위스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한국은 캐나다와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어 있을 뿐 미국, 일본과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한양대학교 김광석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현재 외환시장은 달러만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대부분의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를 제외한 통화들 중에서 원화는 강한 편”이라며 “일본, 중국과 비교하면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강세다. 이들 나라와 수출을 경합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강달러 임에도 수출이 녹녹치 않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유명 유튜브 박가네를 운영 중인 박준식 씨도 “엔저는 우리나라에 악조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쟁 중인 자동차, 철강 등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환율이 상승하면 타격을 받지만 일본은 환율이 상승해도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다. 계속 떨어뜨려서 수출에 이용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은 수출이 둔화되고 환율은 떨어지고 외환방어도 안되고 빚까지 늘 경우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일본의 엔저 기조로 인한 반사손해가 한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는 악영향”이라면서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 시급하다. 일본은 우리와 놓인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우리와 체급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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