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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방한, 尹대통령 '오락가락 아마추어 외교' 괜찮을까?

  • 보도 : 2022.08.04 11:54
  • 수정 : 2022.08.04 11:55

박지원 "깜짝 만남 이뤄질 것" 예상 

유승민 "펠로시 만나야 한다" 주문

오태규 "윤석열 외교, 기준과 일관성 없다는 게 문제"

대통령실, "윤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

조세일보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방한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직접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전 서열 3위, 의회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만나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지만, 대통령실의 발표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의 예상도 유 전 의원의 주문도 모두 빗나가고 전화 통화로 갈음하게 될 예정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휴가 중이라서 안 만난다고 하는 것은 페인트 모션일 것"이라며 "오늘 전격적으로 펠로시 의장을 면담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 놓았다.

그러면서 "3일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간 것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기 위한 암시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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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연극 공연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을 청취하고 배우들을 격려했다. (사진 = 연합뉴스)
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이지만, 외교 안보는 의회가 초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다. 국방비 등 예산에 있어서도 의회의 힘이 막강하며, 한미동맹에도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만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검토했을 때, 주한미군 유지 결의를 한 것도 미 의회였고, 그 의회의 대표인 하원 의장은 미국 '국가의전 서열'로는 부통령에 이어 3위인데, 워싱턴 권력에서는 사실상 2인자"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State of Union 연설문을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박박 찢은 사람이 바로 펠로시 의장이었다"고 소개하면서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라고 의문을 표하면서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사카총영사를 지낸 기자 출신의 외교관인 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위원실장은 "이런 핵심 인사가 한국을 방문하는데, 대통령이 한가하게 휴가를 이유로 만나지 않는다 것은, 쉽게 말해 저절로 굴러들어온 보물을 발로 차는 것과 비슷하다"고 윤 대통령의 선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태규 전 총영사는 "펠로시 의장은 1일 싱가포르, 2일 말레이시아, 3일 대만, 4일 한국, 5일 일본을 방문한다. 이제까지 방문한 국가마다 모두 수뇌와 만났다. 싱가포르에서는 리센룽 총리,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스마일 사브리 야곱 총리, 대만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만 수뇌를 만나지 못하고 가는 셈"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 한미관계에 무슨 이상 신호가 있는가 하고 바라보겠지만, 당사자인 펠로시 의장도 이런 한국의 냉대를 마음 속에 깊게 담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비행기가 3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했을 때 영접하는 사진을 보면 미군쪽 관계자 몇 명만 나와서 영접하고 있는 썰렁한 모습이 연출됐다.

오 전 총영사는 "문제는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났느냐, 안 만났느냐에 있지 않다. '윤석열 외교'의 기준과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차관보급인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스스럼없이 만날 정도로 실용외교를 중시한다면 펠로시 의장을 당연히 만났어야 옳다. 또 전임 정부의 친중 경사를 수정해 친미노선을 강화한다고 했으면 휴가를 반납하고서라도 펠로시 의장을 외면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과 일관성이 없다 보니 국익보다는 알량한 자존심 또는 유아독존식의 무모함으로 외교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이날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시아 순방 중인 미국의 하원 의장이 다른 나라들에서는 정상을 만나고 방한했는데 대통령실은 어제 하루 만에 '휴가 중이라서 안 만난다'에서 '다시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만남이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다"고 지적하면서 "외교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운영"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공동언론 발표를 하고,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인 JSA로 이동해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 가능성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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